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Writer 대표 관리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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Date 2008-09-16 20:26:16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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우리나라 인구의 평균수명이 80세에 육박할 만큼 급속한 노령화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‘무병장수’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다. ‘잘 먹고 잘 사는 법’에 대한 갖가지 방법론과 지침서가 난무하는 가운데 100세 이상 장수노인들이 모여 사는 ‘장수마을’은 모든 궁금증의 진원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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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국에서 대표적인 장수마을은 전라남도 함평과 구례, 전라북도 순창 등 일부 지역에 편재돼 있다. 이는 장수가 식습관이나 생활습관 뿐 아니라 지리적 요건에도 적잖은 영향을 받을것이란 추측을 가능케 하는 대목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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최근 ‘100세 이상 인구가 많은 장수마을은 콩과 마늘이 많이 나고 개발이 덜 된 곳’이라는 과학적 연구결과가 발표됐다. 이 같은 의학계의 연구와 함께 풍수전문가들도 ‘장수마을’이 해당지역의 독특한 풍토(風土)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. 추석을 맞아 장수마을에 얽힌 비밀과 알려지지 않은 장수 비책을 파헤쳐봤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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과학계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100세 이상 장수인구가 많이 사는 장수마을은 콩과 마늘이 많이 나고 개발이 덜 된 중간산악 지역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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전남 구례군 남산마을 전경.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형으로 장수마을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. | |
이 같은 조건에 꼭 들어맞는 전라남도 함평군과 구례군은 100세 이상 노인인구가 각각 27.72명, 24.29명이나 돼 명실 공히 장수마을에 이름을 올렸다. 특히 1위를 차지한 함평의 장수인구는 전국평균(2.11명)에 비해 무려 13배나 높은 수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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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난해 9월 발표된 원광대 보건대학원 김종인 원장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전남 장성이 16.79명, 전북 순창이 15.24명, 전남 강진이 13.68명 순으로 전라도 지역이 장수마을 순위에서 초강세를 보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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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보다 앞선 지난해 7월 서울대학교 박상철·박삼옥 교수 등 5명의 연구진이 발표한 ‘장수인과 장수지역’ 연구결과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. 박 교수팀의 연구는 1966년부터 2000년대까지 인구센서스 자료를 이용해 65세 이상 노인에 대한 8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로 장수도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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연구결과에 따르면 1970년대 전남 섬과 해안을 중심으로 형성된 일명 ‘장수벨트’는 1980년을 기점으로 내륙지방으로 확장됐다. 장수도가 가장 높은 지역은 제주도였고 전라남도가 그 뒤를 이었다.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서울 종로구와 강남구 등 시내 중심가가 전국 10위권에 포함됐다는 점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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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초구는 1995년 장수도 순위 24위에 오른 뒤 2000년에는 9위에 올랐고 강남구는 2000년 5위를 기록했다. 이들 지역이 장수마을로 급부상한 것은 대형 의료시설이 밀집해 있고 주민의 소득수준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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박상철 노화고령사회연구소장(서울대 교수)은 “국내 장수지역이 과거 남해안·제주도 등 특정지역으로 제한돼 있었지만 지금은 소백산맥·노령산맥 등 산간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”고 말했다. 박 교수는 또 외국과 다른 우리나라 장수인의 특징이 있음을 지적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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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는 “85세 이상 장수인구 가운데 여성이 월등히 많고, 김치와 된장 등 전통식단을 선호하며 잔병치레 없이 가족들의 부양을 받는 경우가 많다”고 설명했다. 박 교수에 따르면 한국의 장수노인들은 잡곡대신 흰쌀밥과 데친 나물을 즐기고 소식보다 활동량에 따라 자유롭게 음식을 섭취하는 점도 눈에 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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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편 지금까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장수마을은 일정한 조건을 갖춘 특정지역에 집중돼있다. 일각에서는 이를 풍수지리적 관점으로 해석하기도 한다. 그 지방의 산세와 풍토에 따라 인간의 수명이 영향을 받는다는 주장이다. 특히 전라도에 장수마을이 밀집해 있는 것은 산세가 후덕한 지리산의 영향이 크다는 게 핵심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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복토사이언스 강화석 대표는 “전남 순창, 곡성 등 장수마을로 손꼽히는 곳 모두 완만하고 온화한 산이 마을을 품고 있는 형세”라고 말했다. 산이 너무 높거나 산세가 험한 곳은 상대적으로 흙의 기운이 약해 사람 살 곳이 못되고 살더라도 장수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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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는 “산이 높은 곳은 계곡에 흔히 말하는 ‘살풍(殺風)’이 분다. 반면 온화한 산세는 이 같은 살풍을 막아 줘 상대적으로 땅에 생기가 모이게 되고 이는 사람의 건강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”고 설명했다. 장수마을은 흔히 말하는 배산임수(背山臨水)의 입지로 야트막한 산이 물을 감싸 안는 형태로 존재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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강씨는 특히 장수를 누리기 위해서는 몸에 양기(陽氣)가 충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. 그러기 위해서는 대문방향을 햇빛이 들어오는 동쪽으로 내 빛을 충분히 집안으로 들이는 것이 좋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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또 호수나 강 등 물가와 지나치게 가까운 곳에 집을 짓는 것은 피해야 한다. 물의 습기가 좋은 기운이 들어오는 길목을 막아버리기 때문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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강 대표는 “‘수맥’이라 불리는 물의 파양은 마치 흉기와 같다. 때문에 집에 수맥이 흐르거나 물가와 너무 가까운 곳에 살면 사고나 우울증 등으로 다치는 일이 많아 피하는 것이 좋다”고 강조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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